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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노]

그 저기... 갑자기 밖에 나가자고 해 주시고... 시간이나 일정이나 괜찮으신가요?

 

[나기]

괜찮습니다. 나기는 자유로운 영혼으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일정도 자유자재입니다. 말하자면 한가한 사람입니다.

 

[노노]

한가한 것 같지는 않은데요... 그래도 괜찮다면 다행이네요...

 

 [노노/나기]

 ...

 

[나기]

나기는 자유로운 영혼이지만 평화주의자입니다. 명실상부라는 표현대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리스크는 피하는 타입인데요, 자 그럼 여기에서 질문 들어갑니다.

 

[노노]

에...?

 

[나기]

눈 앞에 "말한다"와 "말하지 않는다" 두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말한다"를 선택하면 무언가가 엄청나게 바뀔 수 있는 빅 찬스. 하지만 실패할 수도 있기 때문에 대단히 위험.

"말하지 않는다"를 선택하면 아무 것도 바뀌지 않고 평화롭지만... 아마 완만하게 끝을 향해 갈 겁니다. 그 무언가가.

이 때, 나기는 어느 쪽을 선택할까요?

 

[노노]

그건... 본심을 이야기하는... 그런 류의 이야기인가요?

 

[나기]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럴 지도 모르겠습니다.

 

[노노]

나기씨는 아마... "말하지 않는다" 겠네요. 말할 것 같지만 말하지 않는...

진심이 드러나지 않도록... 잘 숨겨 가며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가... 모리쿠보는 나기씨가 그렇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나기]

나기에게 그렇게 한층 더 흥미를 가지게 된 것이군요... 덧붙여 말씀드리면 방금 전 문제의 정답은 상상에 맡깁니다.

 

[노노]

에에...!? 상당히 고민 많이 해서 이야기한 답이었는데요...

 

[나기]

네 감사합니다. 출제자가 만족한 것으로 끝내겠습니다.

 

[노노]

으음... 상상에 맡긴다고 한다면... 모리쿠보의 예상이 완전히 틀리지는 않았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될까요?

 

[나기]

그렇게까지 이야기하신다면 어쩔 수 없군요. 이번만 특별히 해 드리는 겁니다.

 

[노노]

솔직히... 의외였어요.

나기씨는 계속... 흔들리지 않는 자기 자신을 유지하면서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리스크 같은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그런 대담함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강인한 모습이... 모리쿠보는 그 뭐라고 해야 할까... 빛나면서도 조금은 무섭다고 느껴져서...

 

[나기]

그건... 그건 나기가 아니라 하쨩입니다.

 

[노노]

하야테씨 말씀인가요...?

 

[나기]

네. 빛나고 강하고 항상 모두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은... 나기가 아니라 하쨩입니다.

 

[노노]

...

 

[나기]

그나저나 노노씨. 노노씨는 말한다, 말하지 않는다, 어느 쪽입니까?

 

[노노]

어... 그... 모리쿠보도 리스크를 피하는 평화주의자이기 때문에... 말하지 않아요.

보통은... 조용히 숨거나 도망치거나 해서 지나갈때까지 기다려요.

 

[나기]

그렇군요. 나기도 노노씨가 그럴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조금 놀랐습니다.

자 그럼... 이야기가 끝나지는 않았지만 여기서 내려야 합니다 노노씨.

 

[노노]

에... 벌써...? 잠깐만... 기다려요...!

 

 

 

 

 

 

[나기]

나기가 자유로운 영혼인 것은 그냥... 다른 사람에게 맞추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굳은 심지를 가진 자유로운 영혼. 자유롭게 살라는 형벌에 처해져 있는 것과도 같습니다.

하지만 걱정이 되지는 않습니다. 항상 옆에는 하쨩이 있었으니까.

태양과도 같은 하쨩의 빛을 듬뿍 받아, 나기도 무럭무럭 쭉쭉 자라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하쨩에게 업히고 안겨 가며 살아갈 수만은 없는 나기입니다.

나기는 나비가 아니지만 언젠가는 스스로 날아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때를 즈음해서 나기와 하쨩은 아이돌이 되었답니다. 꿈에 그리던 마이룸을 얻어서 각방을 쓰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혼자서 살게 된 것입니다. 나기도 하쨩도.

 

[노노]

나기씨는... 지금까지 그런 것을 숨기고 계셨던 거군요.

(모리쿠보는... 강인하고 눈부신 나기씨와 같이 있는 게 두려웠는데.)

(그럼 강인하고 눈부신 하야테씨와 함께 있었던 나기씨는 지금까지 어떻게...)

 

[나기]

나기는 평화주의자이니 말입니다.

 

[노노]

그... 어째서 이런 이야기를 모리쿠보에게 해 주신 건가요...?

 

[나기]

글쎄...? 노노씨가 나기를 알고 싶다고 이야기했기 때문입니다. 평범한 대화 주제 중 하나인 것이지요.

그냥, 변덕을 좀 부려 보았습니다.

 

[노노]

(변덕 부린 거, 아닌 게 맞는 거겠죠.)

(나기씨, 모리쿠보와 마주보고 이야기하고 있어.)

(분명 아무에게도 이야기해준 적 없는 본심을, 용기를 내서 알려 주고 있어...)

(아니, 이번만 이런 것도 아니었겠네요... 아마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

(언제나 뜬금없고, 알기 어렵고, 사람을 놀라게 하지만... 나기씨 나름대로 모리쿠보에게 손을 뻗어 줬으니까. 그러니까...)

 

[나기]

자 노노씨 도착했답니다. 여기 옥상입니다. 렛츠 공중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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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홉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