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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소)

 

[노노]

프로듀서님...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P]

노노? 무슨 일이야?

 

[노노]

그... 나기씨와의 유닛... 해산시켜주셨으면... 해서...

 

[P]

무슨 일 있었어...? 아니면 누가 뭐라고 했어?

 

[노노]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았어요... 정말로... 모리쿠보의 진심... 이에요...

모리쿠보 때문에 이 이상 나기씨의 발목이 붙잡히는 건 정말 미안한 일이고... 감당도 안 되고... 그러니까..

 

[P]

일을 그렇게 무리해가면서까지 시키고 싶은 것도 아니고, 어디까지나 본인의 의향을 최우선으로 하고 싶어.

그렇다고 해도 노노는 정말 그러고 싶은 거야?

 

[노노]

...

 

[P]

이건 중요한 일이니까, 분위기에 휩쓸리거나 자포자기하거나 하는 심정이 아니라 제대로 고민해서 답해줬으면 좋겠어.

 

[노노]

알... 았어요... 잠깐... 생각 좀 하고요. 머리 좀 식히고 진정한 다음에...

 

[쇼코]

앗...! 미... 미안... 들으려고 한 건 아니었는데...

 

[노노]

아니요... 괜찮아요... 분위기에 휩쓸려서 생각 없이 와 버린 모리쿠보가 잘못한 거니까...

 

[쇼코]

그... 생각했던 것 보다도 훨씬 더... 노노쨩 고민하고 있었구나.

이제 와서 좀 그렇긴 하지만 나한테라도 괜찮으면 이야기할래...?

 

[노노]

모리쿠보도 솔직히 잘 모르겠어서... 그치만 이대로는 못 할 거라는 것 만큼은 알고 있으니까...

프로듀서님이 어떻게 하라고 지시를 내려 주길 바랬던걸지도 모르겠고...

 

[쇼코]

그... 혹시 프로듀서한테 뭘 어떻게 하라고 이야기를 들었어도... 노노쨩은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노노]

그건...

 

 

 

(똑똑)

 

 

 

[나기]

실례하겠습니다. 언제 와도 P의 방은 안정적. 하지만 오늘은 기분 탓일까, 약간은 쌀쌀한 느낌도 들고요.

 

[P]

나기... 무슨 일이야?

 

[나기]

충격적인 해산 발표를 하러 왔습니다. 노노씨와 함께 하는 유닛 이야기입니다.

아시다시피 나기는 나기. 나비도 아니고 네기도 아닙니다.

나기는 지금 이대로도 괜찮습니다마는, 노노씨에게는 큰 부담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리고... 나기 나름대로 생각해보았습니다. 이렇게 계속 노노씨를 곤란하게 만드는 것은 괜찮은 것인가.

아니지, 괜찮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이것도 어쩔 수 없는 일. 그 또한 인생사 새옹지마.

 

[P]

그건... 나기의 본심?

 

[나기]

그러게나 말입니다... 노노씨가 날이 갈 수록 허약해지는 모습이 보이니 말입니다. 해산 같은 해산이 아닐까 그런.

분명 노노씨, 이런 이야기 못 꺼내겠죠. 마음씨 좋은 사람이고.

그러니까 나기 마음대로, 직접 대표가 되어서 이야기하러 온 겁니다.

 

[P]

노노 이야기만 하고 있는데 나기는 어떻게 생각해?

 

[나기]

나기가 어떻냐고 하면? 과연 어떨 것인가... 나기의 생각은 해산하고 싶지 않다 쪽이군요.

하지만 노노씨는 친구니까. 나기는 친구를 소중히 여기고 싶습니다.

존중하거나 먼저 생각하거나... 그러기 위해서 한 발 물러나거나. 가끔은 그런 것이 중요하지 않을지.

아닙니까...?

 

[P]

틀린 말 하나도 없네. 나기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잘 알았어.

 

[나기]

그렇군요, 안심했습니다. 그럼... 뭐 그런 것으로. 앞으로 어떻게 할 지는 적당히 잘 부탁드립니다 P.

 

 

 

 

 

 

[노노]

나기씨... 모리쿠보를 친구라고...

사실은 계속 같이 하고 싶다고 말했지만... 모리쿠보를 생각해서 해산...

나기씨가 그 정도까지 모리쿠보를 생각하고 있었다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어요...

모리쿠보는 결국... 언제나 자기 자신만 생각하고...

 

[P]

그렇지 않아. 노노도 나기를 위해 이 곳에 온 거니까.

 

[노노]

그렇지만...

정말... 슬픈 일이죠...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저 멀리 떠나 버린 것 같은 느낌이고.

그래도... 모리쿠보도 똑같은 행동을 하려고 했으니까...

 

[P]

유닛을 짜면서, 누군가와 친하게 지내면서, 새롭게 깨닫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해.

나와 다른 사람은 다르다는 점. 하지만 겹치는 부분도 꽤 많다는 점.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깊이 이해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기도 하지.

 

[노노]

그건... 중요한 것일까요...

 

[P]

엄청나게 중요한 거야. 성장하는 것.

항상 좋은 일만 있을 거라고는 장담할 수 없지만, 노노도... 나기도 이걸 잘 기억해둔다면 좋겠어.

그러고 보면 나기에게는 전하지 못한 것 같긴 하지만...

 

[노노]

모리쿠보는... 우리들은... 서로에게 좀 더 이야기를 전해야만 하는 게 아니었을까... 생각해요.

좀 더 말을 나누고, 진심에 다가가고, 깊은 이해를 하는 것. 우리들은... 모리쿠보는... 아직까지 그런 걸 전혀 하지 않았어요.

모리쿠보... 다녀올게요. 프로듀서님. 쇼코쨩. 이야기를 들어 줘서 고마워요...

 

[쇼코]

후후... 평소와는 정반대네...

 

[나나미]

와악!!

 

[쇼코]

으악!?

 

[나나미]

무슨 일이 있었나요? 방금 노노씨가 청새치처럼 빠르개 달려나갔는대요!

 

[쇼코]

무슨 일이 있다고 하면... 아마 지금부터겠지. 힘내 노노쨩...

 

 

 

 

 

 

[노노]

아... 기다려주세요... 나기씨...

 

[나기]

...

 

[노노]

안 들리나...!?

아!! 나기씨!! 기다려요!!

 

[나기]

와오. 어디서 큰 소리가 난다 싶었더니 노노씨가 내는 큰 소리였단 말입니까.

 

[노노]

아... 저기...! 아까 나기씨가 프로듀서님이랑 이야기하던 그 때 사실 모리쿠보도 있었는데요... 그... 책상 밑에...

모... 모리쿠보도... 조금 전에 프로듀서님에게 이야기하러 갔어요. 유닛... 해산시켜달라고...

 

[나기]

그랬습니까... 마침 같은 생각을 했었군요.

 

[노노]

하지만... 역시 이건 아니구나 싶어서 생각을 바꿨어요.

나기씨. 모리쿠보는... 나기씨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몰랐던 것이 아니었나 싶어요.

좀 더 나기씨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으니까. 그러니까... 좀 더 이야기하지 않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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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홉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