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훈 전 - 카드

 

이 차가운 날씨에 참 오래도 기다리게 했습니다.

뭐... 왜 그랬는지는 이해하고 있으니까, 그렇게 사과하는 걸 봐서 용서해드리도록 하죠.

애초에 화 같은 건 나지도... 뭡니까 그 표정. 한바탕 싫은 소리라도 할 줄 알았습니까.

 

 

 

특훈 전 - 홈

 

  • 눈은 참 좋지. 순수하고, 아름답고, 그리고 덧없다. 차라리 나도 그렇게...
  • 곧 오겠지 하고 대충 생각해서 카페를 나온 게 실수였습니다. 춥다...
  • 일 때문인 건 잘 알고 있습니다. 너가 일을 했다는 결과겠죠.
  • 이렇게 늦게나마 왔다는 점은 높게 평가합니다. 낯짝이 두꺼운 것도 높게 평가해드리죠.
  • 이렇게 안심하는 것은 추위에서 해방된 게 원인입니다. 그래, 그것뿐...
  • 돌아와 있다고 생각했습니까. 나도 참, 어째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일까...
  • 말로만 이야기해줘도 충분합니다. 손으로 털어주겠다고 하는 건, 친한 척은...
  • 눈에 발자국을 남기면서 기뻐하다니... 어린애입니까? 기분 나쁠 정도로 닮았어.
  • 빨갛게 되어 버린 건 너 때문이네요. 부끄러운 게 아니냐고? ............ 뭐?
  • 쓸데없이 따뜻해 보이는 코트를 입고 있군요. 그 정도까지는 너한테 필요 없는 게 아닌지?
  • 왜 내 등 뒤로 돌아들어간겁니까. 너가 등을 떠밀지 않더라도 일어납니다.
  • 너도 옆에 앉아 보시죠. 내가 느끼는 것과 똑같은 추위를 맛볼 수 있습니다. 똑같은 감정을.

 

 

 

 

특훈 전 - 룸

 

  • 감기까지 걸렸더라면 좀 더 싫은 소리를 했겠지만 말이지. 안타깝군요.
  • 그 정도 기온으로 춥다고 하다니... 나라면 아무 것도 느끼지 못 했을 터인데.
  • 태어난 곳도 자라난 곳도 눈이 많이 내리는 곳이었습니다. 과거의 이야기입니다.
  • 아가씨를 그렇게까지 기다리게 하거나 했다면... 내가 모시러 갔을 테니 문제없으려나.
  • 따스함을 잃어버리고, 차갑게 식은 후에 깨달았습니다. 나 자신이 따뜻한 곳에 있었다는 사실을.
  • 기다리게 만들었다는 걸 말씀드리진 않았습니다. 아가씨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는 않으니.
  • 안타깝군요. 털어버리면 사라질 정도의 덧없는 흰 눈은 아니니까.
  • 보기보다 춥진 않습니다. 아가씨에게서 받은 좋은 옷이라서.
  • 필사적으로 사과하는 너의 모습은 참 재미있었습니다. 나 정도의 사람에게 뭘 그리 필사적으로 대하는건지.
  • 하늘을 올려다보면 눈꽃이 피어 있습니다. 발 밑의 진흙탕은 쳐다보지 않아도 괜찮아.
  • 더 이상 눈이 묻어 있거나 하진 않습니다. 건들지 말라고 말했는데... 정말 포기하질 못 하는 사람이라니까.
  • 무엇을 그렇게 소리 없이... 체온이 낮다고? 너의 몸이 쓸데없이 따뜻한거네요.

 

 

 

 

특훈 전 - 친애도

 

[100]

뭘 그렇게 이상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습니까. 가끔은 이렇게 기다리는 일도 있는 법입니다.

나에게 있어 필요한 일이라고 판단한다면 말이지만.

 

[200]

기다리게 만들었습니다. 그것도 정말 긴 시간 동안. 보시죠, 어깨에 쌓인 이 눈을.

얼어붙을 정도의 정적 한 가운데에서... 문득 깨닫고야 말았습니다.

최근 내가 어째서인지 떠들썩한 장소에 있었지 않나 하는 것을.

그래서입니다. 너가 시선 끝에서 나타났을 때, 드디어 왔구나 하고, 마치 기다렸던 것 마냥...

정말이지... 기분 나쁜 존재군요 너는.

 

 

 

 

특훈 에피소드 커뮤 (홀로, 시간은 지나고)

 

하... 이제야 왔습니까. 이 눈이 내가 기다린 시간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꽤나 쌀쌀하네요. 내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겠습니까.

 

후... 이제야 좀 정신을 차릴 것 같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차가운 정적에 감싸여서... 조금 생각했던 것이 있습니다. 꽤나 오래 전의 이야기입니다.

그 시절의 우리들은 아직, 평범한 친구였고... 아가씨는 은세계에서 뛰어노는 천진난만한 소녀였고...

나는... 나 자신이 어땠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시절, 어떤 이야기를 들었는지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나의 이름이 참 아름답다고. 스노우 화이트, 마치 우화에 나오는 것만 같다고...

하지만 그것은 이젠 아주 먼 과거.

나는 변했고, 지나간 세월은 빛이 바랬고, 더 이상 그 시절로는 돌아갈 수 없다. 그것이 이 세상의 이치.

그런 나밖에 찾아낼 수 없는 아름다움도 있다... 라.

너가 하는 이야기는 저기 내리고 있는 눈과 같이 겉만 화려할 뿐입니다.

할 수 있다면... 한 번 보여 줘 보시죠. 너의 마법을.

 

황폐한 저택과 죽어 가는 꽃. 잃어버린 아름다움을 생각해보도록 하죠.

정적의 한가운데에서, 마지막을 기다리는 이 한 몸 홀로...

 

 

 

 

 

특훈 후 - 카드

 

한때는 고귀한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었겠죠. 이 건물도, 꽃도, 그림도. 하지만 잃어버리고 말았다.

지금은 그저 회상하도록 합시다. 시간이 멈춘 이 장소에서... 시간이 멈춘 내가...

 

 

 

특훈 후 - 홈

 

  • 주인을 잃으면 그저 죽어 갈 뿐. 과거의 나날을 생각해 나가면서...
  • 이 꽃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그냥 감상일 뿐입니다. 이름에 의미 같은 건 없는데...
  • 조용한 공간은 마음에 든다. 비록 잊혀져서 그렇다고 하더라도...
  • 인생에 충실하기 때문에 아름다운 추억이 있는 법입니다. 나에게는...
  • 마법이 나를 어디로 이끌 것인가. 알고 있기 때문에... 두렵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 거기에 있어라. 마지막까지 지켜보는... 너의 책임을 다해라.
  • 시들어 버린 꽃이 원래대로 돌아오는 일은 없다. 이걸 나에게 들려 주는 건... 썩 좋은 일은 아니군요.
  • 따스한 나날이 있었던걸까요. 그 메아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 그저 조용히 과거를 그리워할 수 있다... 그것 또한 하나의 행복인가.
  • 내가 이런 모습을 하고 있는 사진을 원하는... 그런 별난 사람도 있는 것이군요.
  • 공허하다. 하지만 동시에 아름답다. 내가 그렇게 느낄 줄은...
  • 이제 와서 걱정을 하고 있습니까? ... 일은 얼마든지 잘 해 냅니다. 문제는 없습니다.

 

 

 

 

특훈 후 - 룸

 

  • 정이 없으면 정이 없는 대로. 적재적소에 써 주신다면야.
  •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즐거움을 발견하는 것은, 잃은 것 없는 인간의 특권입니다.
  • 내가 좋아하는 것은 어우러져 피어난 화원입니다. 시들어버린 꽃은 두 번 다시 피지 않아.
  • 장미는 개수에도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이 코사지는... 두 송이의 푸른 장미...   (1)
  • 너 치고는 괜찮은 취향의 옷입니다. 나에 대해 잘 알게 되었다는 것인가.
  • 아가씨의 변덕. 단순히 그 정도였을텐데. 어째서 나는... 이런 일을.
  • ... 오늘 밤 메뉴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너의 이야기는 그것보다 중요합니까?
  • 후... 아가씨가 지나치게 기뻐하시는 바람에... 조금 지쳤습니다. 너도... 혹시?
  • 이 활기찬 장소에 돌아오면... 어느 쪽이건 꿈같이 느껴집니다.
  • 이 프릴... 섬세함에 신경을 쓴 것이 나쁘지 않습니다. 신뢰가 가는 일입니다.
  • 일방적으로 휘젓고 다니고 들이대고... 그런 사람은 아가씨만으로 충분합니다.
  • 너는, 들고 있는 꽃다발이 시들지 않도록. 열심히 일해주십시오.

 

 

 

 

특훈 후 - 친애도

 

[400]

잃어버린 것들을 작품으로 만들어 주겠다... 너의 수법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래, 잘 모르겠습니다... 잃어버린 것에 가치 같은 건...

 

[600]

이 모습을 하고 있으니... 조금이나마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그런 일이 있을 리가 없는데. 내 시간은 멈춘 그대로이니까.

모든 것을 잃어버린 나에게 가치는 없습니다. 가치 같은 건 있어서도 안 됩니다.

잃어버린 현재를... 인정하는 일 따위 있을 수 없어.

... 인정한 다음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더 큰 상실이겠죠.

이 이상 나의 시간을 움직이려 하지 말아 주십시오. 그렇지 않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좋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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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장미 두 송이의 꽃말은 '이 세계는 당신과 나 둘 뿐', 푸른 장미의 꽃말은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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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홉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