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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슨실)

 

[하야테]

여기는...

 

[미카]

렌탈 스튜디오야. 개인레슨용으로 빌린 내 비밀 레슨실. 여기라면 다른 사람도 없으니까 괜찮으려나 싶어서.

괜찮으면 이야기 들려 주지 않을래? 하야테쨩이 그런 표정 짓는 거 처음 봤거든. 나라도 괜찮으면 힘이 되어 줄 게.

 

[하야테]

응... 그치만...

 

[미카]

괜찮아. 나, 꽤나 입이 무거운 편이니까. 이야기하고 싶지 않으면 무리해서까지 듣지는 않겠지만...

이야기해서 마음이 편해질 때도 있는 법이거든.

아이돌 하고 있으면 어려운 일이나 힘든 일도 많으니까. 그쪽은 같은 아이돌이기 때문에 알고 있기도 하고.

 

[하야테]

음... 그... 하~는 사실...

 

 

 

 

 

 

[미카]

그렇구나... 그래서 자신이 없어진 거구나.

 

[하야테]

다른 사람들이 말이야, 하~한테 나~만큼 개성은 없네, 같은 이야기 하는 건 알고 있었거든.

그래도 하~는 정통파니까! 하고 생각해서.

그치만... 그치만... 하~는 정통파도 아니고 대단하지도 않았어. 유우키쨩처럼 성실하게 못 하겠어... 그건 무리야.

유우키쨩 즐거운 모습으로 노력한단 말이야. 하~는 열심히 하고 있는데. 그런 거엔 못 이겨...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언젠가는 따라잡아야지~ 하고 생각하면서 계속했는데. 언제까지나 예전같으면... 안 되는 거잖아...

 

[미카]

아까 전 부터 유우키쨩이나 나기쨩이랑 자기 자신을 비교하는 이야기만 하는데...

하야테쨩 본인은 하야테쨩을 어떻게 생각해?

 

[하야테]

에...? 어... 잘 모르겠어. 그런 거 모르겠단 말이야...

왜냐면... 하~한테는 항상 나~가 있었는걸. 나~랑 비교당하면서 살았는걸.

학교에서 공부하는 거, 친구 사귀는 거나 패션 같은 것도.

운동도, 취향도, 전부! 나~가 옆에 있었단 말이야! 나~랑 비교당해 왔단 말이야!

그러니까... 그러니까 말이야... 하~는 착각해 버린 거야.

하~는 뭐든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하~는 대단하다고.

그냥... 나~가 잘 못 하는 걸 할 수 있었을 뿐인데. 아이돌의 재능 같은 건 없었는데...

 

[미카]

나는... 하야테쨩에 대해 오해하고 있었네. 자기 자신을 정말 좋아하는 자신감 넘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

그치만 그게 아니었나보네.

사실은 아무런 자신도 없지만 필사적으로 노력해 왔던 거네... 나랑 똑같이.

 

[하야테]

미카쨩이랑?

 

[미카]

응. 나도 카리스마라던가 그렇게 불리고 있긴 하지만... 처음에는 그정도까진 자신이 없었어서 말이야.

아마 리카 쪽이 재능이 있지 않을까. 자매니까 옆에서 보고 있으면 알게 되잖아. 나는... 그냥 조금 괜찮은 정도려나.

하지만 리카가 동경하는 사람으로 있고 싶어서 말이지. 레슨하고 공부하고, 카리스마 아이돌인 척 하고.

그런 거짓말이 들키지 않도록 매일매일 필사적이었거든.

 

[하야테]

지금도 그런 거야...?

 

[미카]

아니. 필사적으로 해 가면서, 중간에 꺾이기도 하면서... 배운 거야.

그렇게 빛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야말로 카리스마 아이돌이라는 것을. 그 모습은 거짓 같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하야테]

열심히 하는 모습이...

 

[미카]

나는... 하야테쨩이 열심히 했다는 거, 알고 있어.

하야테쨩이 레슨 열심히 한 것도, 열심히 일해 온 것도, 팬들에게 웃음을 준 일도, 잘 알고 있어.

이건 이미 어엿한 아이돌의 모습이 아닐까?

 

[하야테]

팬들에게 웃음을 주면 아이돌... 그러고 보면 예전에 P쨩도...

 

[미카]

그리고 하야테쨩. 하야테쨩은 아이돌의 재능이 없다고 이야기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하야테]

에...?

 

[미카]

그야 하야테쨩은 계속, 좀 더 빛나고 싶다고 이야기했으니까.

무언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모두 아이돌의 재능이 있는 거야.

 

[하야테]

그건... 하지만... 그런 건 누구나 그런 거잖아.

그건 하~만 가지고 있는 재능이 아니잖아.

그리고 하~는 미카쨩처럼 스튜디오 따로 빌릴 정도까지 노력하지도 못하고... 그러니까...

 

[미카]

음... 그렇구나. 아직까지는 모르겠다고 하더라도...

그래도 이거 하나만큼은 기억해 줘. 나는 하야테쨩을 응원하고 있다는 걸.

그리고... 여기서부터는 마침 딱 좋은 때 도착해준 누군가씨에게 맡겨 볼까나★

 

[P]

하야테!!

 

[하야테]

아... P쨩...

 

 

 

 

 

 

하야테가 가지고 있는 자기긍정감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꽤 이른 시점부터 알고 있었다.

전반적인 역량이 높게 갖춰져 있고 적응력도 있다.

노력도 어느 정도 하고 있으며, 다른 사람의 의견도 잘 들어 주는 상냥함도 갖추고 있다.

여기에 더해 주변에서 사랑받아왔을 것이라 생각되는 천진난만한 성격도.

하지만 그 모든 것은 중상급. 평범한 사람으로서는 높은 편이지만 그것만으로 업계에서 싸워나갈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

무엇보다도 그런 능력 때문에 하야테는 좌절이라는 것을 겪어 본 적이 없다.

고난을 이겨 낸 경험이 없는 상태로 "어떻게든 노력했더니 됐어요" 같은 공허한 자신감만이 쌓여 갔다.

어떠한 근거도 없이 붙어 온 그 자신감은...

가지게 되었을 시점 이전의 능력만으로는 넘어설 수 있는 진짜 벽에 가로막혔을 때, 맥없이 부서져버린다.

그런 예감이 예전부터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준비를 했다.

버팀목이 될 만 한 동료를 만들고, 경험을 쌓게 하고, 조금씩 자기 자신을 마주할 수 있는 준비를 시켜 나갔다.

지금이야말로... 바로 예상했던 그 때다.

 

 

 

 

 

 

[하야테]

저기 P쨩... P쨩은 하~에게 아이돌의 재능이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합격시켜 줬던 거지...?

알려 줘... 하~의 재능은 뭐야? 하~의 매력은 뭐야?

 

[P]

하야테만이 보여 줄 수 있는 것이 있는 거야.

 

[하야테]

정말!? 그게 뭐야? 하~에게는 어떤 재능이 있는 거야?

 

[P]

그건... 하야테가 생각하고 있는 것 처럼 그렇게 타고난 무언가가 아니야. 오히려 그 반대지.

천재가 아닌 사람들. 가지고 태어난 두드러지는 개성이 없는 사람들. 그럼에도 꿈을 포기할 수 없는 대다수 평범한 사람들.

하야테가 노력해나가면서 빛나는 모습은... 분명 그런 사람들에게 용기를 줄 거야. 하야테만이 보여 줄 수 있는 것이지.

빛나는 아이돌의 모습은 결과만으로 보여지는 것이 아니야. 과정 속에 숨어 있는 것들도 있어.

그것이 바로 히사카와 하야테의 빛인 거야.

 

[하야테]

하지만... 하지만... 하~는 그렇게까지 노력하지도 못하겠고... 그런 반짝이는 모습 같은 건...

 

[P]

지금까지 어떤 일을 해 왔는지 생각해보자.

팬들이 하야테를 좋아해줬을거야.

그건... 하야테가 천재라서 그런 게 아니라, 하야테가 모두에게 웃음을 주려고 열심히 했기 때문이야.

지금 하야테는 어쩌면 공허한 기분일지도 몰라. 그렇지 않아.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너는 너야 하야테.

 

[하야테]

으으으.. 모르겠어. P쨩이 하는 이야기는 어려워. 그치만...

P쨩은... 하를 믿어 주는 거네. 그것만큼은... 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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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홉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