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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어서 와... 오늘은 난폭하게 굴진 않네 아가씨

당신... 새로운 이름은? 여기서는 본명을 쓰고 싶진 않아서 말이지

 

[동기]

... 엑스트라

 

[마스터]

엑스트라쨩. 좀 갑작스럽긴 하지만 잠깐 대신 가게 좀 봐 줄래?

문 밖을 나서지 않으면 안 될 일이 있어서 말이야. 잘 부탁해

 

[동기]

어... 잠깐...! 가 버렸네. 하...

 

[???]

저기... 알려줄래? 내가... 당신을 화나게 할 만 한 일을 했어?

우리들이... 세상으로부터 비난받을 만 한 일을 했어?

 

[동기]

쿠로사키 치토세...! 당신, 어째서 여기에...!?

 

[치토세]

기다리고 있었어. 당신과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동기]

후후후... 하하하하하!

너 바보냐! 지금 당장 그 아저씨를 불러 주겠어! 사진이 같이 있는 기사가 나가면 너도 이제 끝이야!

 

[치토세]

슬퍼... 하지만 그건 이게 내 마지막이기 때문이 아니야

당신을 그렇게까지 화나게 만든 이유를 모르겠으니까. 당신에게 그렇게까지 미움받는 이유를 모르겠으니까

 

[동기]

너가 알 리가 없잖아! 란코쨩을 짓밟아놓은 너의 죄가 얼마나 큰 건지!

 

[치토세]

란코쨩을 짓밟아...?

 

[동기]

거 봐! 자각하지도 못 했잖아! 란코쨩의 고귀함을 깔아뭉개가면서!

란코쨩은 너 같은 거랑 함께 하지 않아도 고귀한 존재였는데!

 

[치토세]

그렇구나... 그 아이는 고귀해

 

[동기]

이해자인 척 하지 마! 란코쨩을 이해한 건 이 세상에서 니노미야 아스카 뿐이야!

그녀조차도 모든 것을 이해한 건 아닌데... 그런데도!

란코쨩은 처음부터 완성되어 있었어. 유일무이의 존재였다고. 그 아름다움, 분위기, 언행!

그런데 바보같은 놈들 때문에 점점 시원찮은 아이돌이 되어 가잖아!

란코쨩이 좋아하는 건 그녀 자신의 세계였을 터인데! 그렇기 때문에 나 같은 성격 어두운 녀석들만의 타천사였는데!

너희들이 그걸 억지로 음지에서 끌어내어서는!

란코쨩은 점점 멀어져가고... 우리들의 것이 아니게 되어 가잖아... 그 고통을 알아!?

란코쨩이 빛나면 빛날수록 우리 쪽을 향하지 않게 된다고!

란코쨩이 좋아하는 것, 하고 싶어하는 것을 전부 긍정한다면 진짜 란코쨩이 아니게 되어 버려

란코쨩은 깨닫지 못하고 있어. 그러니까 나 같은 것도 잊어버리고...!

 

[치토세]

당신, 란코를...

 

[동기]

쿠로사키 치토세! 너는 란코쨩을 이해하고 있어? 란코쨩이 날아오를 수 있도록 할 수 있냐고?

나의 란코쨩을 빼앗아간 만큼의 책임을 질 수 있느냔 말이야!?

 

[치토세]

...

 

[동기]

대답 못 하지! 그게 대답이야!!

 

[란코]

치토세씨! 여기서 나가! 빨리!

 

[치토세]

란코쨩! 여기는 어쩐 일로!?

 

[동기]

란코쨩...! 쿠로사키 치토세! 도망치지 마!!

 

[란코]

됐고 빨리!

 

[작가]

찍었다! 드디어 제대로 잡았구만 현장! 그렇게나 화제가 되면서도 또 올 줄이야!

어떤 기사를 낼까? 저기, 코멘트라도 받아드릴까?

 

[치토세]

큿...!

 

[작가]

오우! 노려보는 게 무섭구만! 하지만 아무리 노려봐도 너희들은 이제 나쁜 놈이 됐다고!

 

[란코]

우리는 나쁜 사람이 아니야...!

 

[작가]

잠깐 기다려! 칸자키 란코! 쿠로사키 치토세!

 

 

 

 

[치토세]

란코쨩, 프로듀서는 뭐래!?

 

[란코]

회의에서 빠질 수 없으니까 어디 안전한 곳에 숨어 있으라고. 그치만 기숙사나 집은 안 된다고...!

 

[치토세]

당신은 내가 지킬테니까... 따라와!

 

[행인1]

야 저기 달려가는 저거 아이돌 칸자키 란코랑 쿠로사키 치토세 아니야? 촬영 같은 거?

 

[행인2]

아... 그 흡연 의혹 있다는? 뭐 싸우고 그런 거 아니야? 우리도 일단 찍어 둘까?

 

 

 

 

(호텔)

 

[란코]

치토세씨 뛰게 해서 미안해. 몸은... 괜찮아?

 

[치토세]

아... 고마워... 누군가를 진정시키는 건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란코쨩에게는 도움만 받고 있네... 미안해

 

[란코]

아니야. 그렇지 않아... 치토세씨를 구하겠다고 다짐했으니까...

아 미안해요. 존댓말 하는 거 잊어버렸다... 요

 

[치토세]

아니야. 란코쨩이 좋다면 그런 거 안 하고 말해도 돼. 마음을 열어 준 것 같아서 기쁘니까...

 

[란코]

응... 치토세씨도... 나에게 마음을 열어 준다면 기쁘겠네

 

[치토세]

란코쨩... 알고 있었구나. 나 말이지, 란코쨩의 상냥함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었어서...

오히려 무의식적으로 밀어내고 있었네...

하지만 그러면 안 되는 거였어. 당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강해지지 않으면 안 되는 거였어...

거짓말을 하지 않고 제대로 마주하지 않으면...

카페에서도 그 아이가 말했어. 란코쨩을 이해하고 있느냐 하고

그 아이는 란코쨩의 진정한 이해자였던거네 분명

 

[란코]

진정한 이해자...

 

[치토세]

무조건 긍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해 주는 것. 진정한 자신을 알아 주는 것...

그런 것을 오랫동안 잊고 있었어...

 

[란코]

치요씨는...?

 

[치토세]

그 아이는 이해자는 아니었어. 내가 관계를 맺은 방식도 그런 건 아니었어...

아버님이라던가... 사회에서도 진짜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은 없었어

나를 진정으로 이해해줬던 사람은 어렸을 적 이야기했던, 동유럽의 숲 속에 사는 마녀들 정도...

나는 말이지, 쾌활하고 예의 바른 아가씨가 아니야. 물론 이 한 몸 꾸며서 그런 척 하는 건 할 수 있지만

하지만 그 거짓된 모습으로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고 싶은 건 아니야

나는 좀 더 자유롭게 지내고 싶었어...

하지만 나는 연기를 계속하다보니 더 이상 알 수 없게 되어 버렸어

거짓이 진실이 되고, 진실이 거짓이 되고... 나 자신의 앞면과 뒷면, 어느 쪽이 진짜인가...

카드의 정위치와 역위치 같은 거네

 

[란코]

나도... 똑같아. 아이돌이 되어서 자신을 속이는 것에 능숙해졌어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만큼 다들 이상한 눈으로 보곤 했으니까

 

[치토세]

란코쨩은 아직 괜찮아. 란코쨩이 좋아하는 자신이야말로 진짜 자기 자신. 이건 내가 장담할게

 

[란코]

고마워. 그러면... 나도 장담할래. 치토세씨도 진정한 자기 자신의 모습을 확실히 가지고 있다고

흡혈귀의 마력은 진짜잖아?

 

[치토세]

후훗... 고마워

 

[란코]

치토세씨. 나는 당신의 힘이 되고 싶어.

당신의 힘을 얻고 싶어. 나의 힘이 되어 줬으면 좋겠어

그러니까... 당신의 것을 원해. 피를 바치더라도 좋으니까

 

[치토세]

그렇다면...

나의 머리띠를 당신에게 줄게.

이것은 나에게서 란코쨩에게 보내는 둘만의 대관식. 이 머리띠에 마력이 있다고 믿어 줘

 

[란코]

고마워. 영광스럽게, 감사히 받겠습니다

 

여황제 정방향 - 모든 노력은 성과를 이룰 것이다

 

[치토세]

자 여왕님. 이제부터 어떻게 움직이시겠습니까?

 

[란코]

구원받지 못하는 자를 구원할 거야. 그것이 여왕의 책무

혼자서는 할 수 없을지라도... 두 명이라면 할 수 있어

나와 함께 할 상대는 아무나여서는 안 돼. 당신과 함께하기 때문에 이룰 수 있는 미래를 보고 싶어

그러니까 부탁해 치토세씨. 힘을 빌려줘

 

[치토세]

나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아. 거짓된 모습의 나 또한 인정해준 마녀들처럼

나도 거짓된 모습을 하고 있는 존재들을 인정해주고 싶어. 그 아이에게도, 마법을 걸어 줄 수 있다면...

 

[란코]

분명 할 수 있어. 마법은 세계를 바꾸기 위한 힘이니까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지만 알아차리지 못하고, 쓸 수 있는 방법도 몰라

 

[치토세]

마법을 쓸 수 있는 동지로서, 힘을 합친다면... 분명. 그렇지?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나쁜 사람이고 SNS는 난리가 났고

란코쨩도 비극의 히로인에서 공범이 되었고... 이래서야 이 세상은 지옥이지. 온 세상이 적이 된 것만 같아

 

[란코]

괜찮아. 밤은 우리를 가만히 내버려두지는 않아. 치토세씨. 마법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거잖아

호타루쨩의 불운에 우리의 마법을 합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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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홉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