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얼 레슨 에피소드 1]

 

아 너입니까.

굳이 상태를 보러 오지 않아도 트레이너를 통해서 들으면 될 텐데. 이쪽은 너에게 볼일이 없습니다.

아무리 이런 나라고 하더라도 어떤 몸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아가씨 옆에서 흉한 모습을 보일 수는 없으니까.

... 나에게 있어 지금까지는 이대로면 충분했습니다. 누군가의 시선이나 평가를 요구하는 일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아이돌이라고 하는 일에서는 그 "누군가"를 중요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나 뭐라나. 하여튼... 귀찮군요.

너희들은 어차피 아름다운 인형을 모으면서 만족하고 싶은 것이겠죠.

나 같은 건 컬렉션 끝자락에도 들어갈 가치가 없다고요.

 

 

 

[보컬 레슨 에피소드 1]

 

정말이지, 그 곡은 뭐였던걸까...

뭘 그렇게 소리도 없이 다가오고 있습니까. 역시 너는 방심할 수가 없는 놈이다.

방금 그건 그냥 혼잣말입니다. 너가 신경쓸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노래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보컬 레슨은 나쁘지 않습니다.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않고 올바른 음색을 내는 것에 전념하면 되니까.

말하자면 그저 소리를 내는 기계가 되는 것과 같은 일. 나에게 참 알맞은 일이죠.

트레이너에게는 그것 때문에 한 소리 들었지만.

하지만 어쨌건 나만의 가치를 가진 노래를 부르지 않으면 안 된다나 뭐라나 하는 이야기는...

가치가 없는 나에게는 무리인 난제입니다. 하여튼...

 

 

 

[댄스 레슨 에피소드 1]

 

아까 전부터 내 움직임을 따라오는 시선이 불쾌한데요. 지금 내 기분이 어떤지 압니까?

네. 저리로 좀 가 줬으면 좋겠습니다.

끄떡도 안 하는군요. 뻔뻔한 건 프로듀서면 다 그런 겁니까.

아니지, 이건 분명 너가 태어났을때부터 들고 나온 재능인지도 모르지. 소중하게 간직해라.

댄스 같은 건 흥미 없습니다. 내가 움직이는 걸 보면 분명하지 않습니까.

손끝 하나, 발걸음 하나, 생각한 대로 되질 않습니다.

뭐... 인생이란 거에서 생각한 대로 되는 것 따위 하나도 없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나 스스로조차도 생각한 대로 되지 않는 건 문제군요.

지금까지 이런 모습을 가만히 두고보기만 했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조금이나마 개선하지 않으면... 아니, 뭔가 문제라도?

 

 

 

[스텝업 에피소드 1]

 

너에게 용무가 있습니다. 그래 너 말입니다.

나한테 한 마디 들은 것만으로 이 세상이 끝난 것 같은 표정은 좀 짓지 마라.

한 가지 확인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말을 걸었을 뿐입니다.

나는 "적당한 시기" 를 정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 아이돌을 그만두는 시점에 대한 것입니다.

나는 좋지도 싫지도 않습니다. 아이돌이 된 것은 아가씨의 장난 때문. 그렇다면 나는 당분간 거기에 어울려드릴 뿐.

다만, 나에게는 아이돌이 될 만한 가치는 없습니다. 아가씨 정도의 인물이 아니면 모를까 이런 나에겐 아무 것도...

계속할 뿐이라고...? 어쨌건 프로인 너가 하는 소리라면 어울려보도록 하죠. 그 날이 오기 전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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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홉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