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카나데]
다들 어떤 반응이었어?

[히나]
역시 다들 놀란 반응이었슴다. 아... 리사쨩은 조금 화난 것 같았슴다

[카나데]
그건... 그렇겠구나. 하지만 히나씨는 화내지 않네

[히나]
그치만, 카나데쨩이 해 보고 싶다고 생각했잖아요? 그럼 그냥 그거로 괜찮은 게 아니겠슴까

[카나데]
그냥 그거로 괜찮다... 라. 당신도 정말 치사한 사람이네

[히나]
제가요?

[카나데]
응. 제멋대로 구는 나의 모습도, 다른 모두의 감정도. 설렁설렁 주고받으면서 웃어넘겨버리니까
정말이지 치사하고, 다정한 사람이야

[히나]
너무 높게 평가하시는 게 아님까. 저는 그냥 좀 참견하고 싶어져서 그랬던 것 뿐임다
이야~ 나이를 먹어서 그런걸까요
자 그럼... 저는 사무소로 돌아갈 생각임다마는 카나데쨩은 이 다음에 무엇을?

[카나데]
나는 다른 곳에서 연습할거야. 세 사람에게는 미안하지만, 따로 스튜디오를 빌려 뒀어

[히나]
분명 괜찮을검다. 모두에게 전해뒀으니까
그럼 내일 뵙겠슴다. 돌아가는 길이라던가 조심하시고요

[카나데]
응... 안녕



[히나]
고생 많으심다! 늦어서 죄송함다

[리사]
왔구나 히나! 자 그럼 드레스 리허설 시작할테니까!

[유키미]
히나... 짐... 대신... 놓고 올게...

[히나]
어, 어어... 어째 다들 힘이 넘치는 것 같슴다?

[리사]
그야 카나데도 다른 곳에서 열심히 하고 있잖아? 그럼 질 수 없다고!

[치요]
카나데씨의 이야기를 들은 후, 앞으로의 일에 대해 저희 세 명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사정이 전부 밝혀진 이상, 카나데씨가 혼자 연습하실 이유는 이제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 카나데씨의 뜻을 존중해드리려 합니다
카나데씨가 이 작품을 위해 하셔야 할 일이 있다면. 그리고, 그 일이 우리 모두를 위해 하시는 일이라고도 한다면. 
우리에게는 그것을 막을 권리는 없습니다

[리사]
뒤에서 움직였던 건 조금은 납득이 안 가지만 말이야. 그러니까 우리는 우리 대로 완벽한 연기를 하기로 했어
촬영 현장에서 놀래켜줄테니까!

[유키미]
카나데... 여태껏 말하지 않고 열심히 했어... 그러니까... 우리도... 힘낼래...!

[히나]
그렇슴까... 네. 그렇다면 다행임다

[리사]
잠깐, 뭘 남 일 보듯이 말하는거야. 괜찮겠어? 이거 히나한테도 말하는거야

[히나]
에, 저도임까?

[리사]
그렇다니까! 뭐가 그렇게 마음에 걸리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멋대로 선을 긋는 건 그만하라구
우리들은 대등하단 말이야. 똑같잖아?

[히나]
대등...

[리사]
맞아. 뭔가 더 하고 싶은 말 있어?

[히나]
...
아뇨. 네, 그렇죠. 저희들은 대등한 위치의, 사이 좋은 여고생 역할이었죠?
대등한 것으로 괜찮은 거죠?



(촬영 개시 당일)

[히나]
죄송함다 감독님. 잠깐 밖에 나갔다 와도 되겠슴까?

[감독]
네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촬영 시간에는 돌아와 있으셔야 합니다

[히나]
감사함다



[히나]
후... 

(히나를 부른다)

[히나]
응... 프로듀서? 무슨 일이심까? 아, 혹시 촬영이 앞당겨졌다던가?

[P]
그런 건 아니고. 그냥, 이번에 히나에게 부탁을 했었으니까

[히나]
아아... 아님다. 별로 신경 안 쓰셔도 괜찮슴다. 
오히려 그 덕분에 깨달은 게 있다고 해야 할까, 제가 착각을 하고 있었다고 해야 할까

[P]
네 사람을 지켜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어?

[히나]
숨기는 것 없고, 배역을 대하는 데에 있어 열정적이고. 솔직히... 부러웠슴다
아아 좋겠네. 청춘 즐기고 있네, 하는 생각으로. 

하지만 이런 생각은... *히나도 느꼈겠죠. *히나의 "너"는 *치요니까 말임다.
*치요는 *카나데와 만나서 바뀌어 감다. 설령 본인이 필사적으로 아니라고 우겨도 알 수 있을 정도로. 

그게 참, 정말 눈부셨다고 생각함다
뭐시냐, 저는 좀 음침하지 않슴까. 청춘 즐기는 것 같이 반짝거리는 그런 건 전혀 해 본 기억이 없고. 

그래서... 사실은 좀 조심스러웠슴다
하지만, 이 배역을 하면서, 모두에게 조금 혼나고 하다 보니까. 

저나 *히나 같은 사람도 청춘이라 해도 괜찮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슴다

[P]
그 마음, 잊지 말자

[히나]
그렇네요. 그치만 아직은 그게 좀 흐릿하니까... 조금만 더 잡담에 어울려주심 좋겠슴다



[히나]
야구부인가... 
그러고보면 제가 있던 반에는 야구부 하는 사람이 좀 많았슴다. 

그래서 여름에 대회 하기 전이라던가 다들 기운이 넘치고
꽤 강팀이라서 학교에서도 기대가 많았다던가 그랬슴다마는... 지역예선에서 깔끔하게 져 버려서
저는 응원 같은 건 한 번도 간 적 없지만. 그래도 반 친구가 졌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조금 분했슴다
하... 정말, 생각해보면 이것저것 있었슴다
이것저것... 있었구나



[히나]
시시한 이야기 하는 데 어울려주셔서 감사함다. 이야~ 부끄럽지만 죄송함다

[P]
청춘 즐기고 있구나

[히나]
음 뭐... 그렇네요. 학창시절따위 흑역사를 만든 게 한가득이었다고 생각했슴다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생겨나고 있네요. 아하하...
자 그럼... 다녀오겠슴다

[P]
청춘, 즐기고 와

[히나]
물론임다!



[촬영 스태프]
그럼 촬영 들어갑니다! 준비... 스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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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홉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