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ory of Your Life (당신 인생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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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토세]

맨 처음 느낀 건 하얀 것. 새하얀 것에 둘러싸여 있는 느낌

하지만 빛에 감싸져 있던 그 때와는 완전히 다른 감각으로 차가운 흰색

어디에서인지 내가 잘 알고 있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 아이가 저렇게나 감정을 드러내고 이야기하는 것은 흔하지 않은 일이다

그것을 괴롭게, 조금은 기쁘게 생각해...

 

 

 

<치토세가 쓰러지고 몇 시간 후>

 

[치요]

아가씨! 아가씨!!

 

[P]

병실에서는 조용히...

 

[치요]

너가! 너 때문에!!

 

[P]

방에서 나가서 이야기하자

 

[치요]

너는 대체 아가씨가 뭘 하고 계신지 보긴 봤어? 그러고도 프로듀서야?

너는 아가씨에 걸맞은 사람이 아니야!

 

 

 

 

 

[치토세]

내일은 내 노래로 공연을 하는 날. 오늘은 리허설을 했다. 그러는 도중 나는 무대 위에서 쓰러졌다

지탱하는 실이 끊어지는 것 같이 몸이 무너졌고, 의식은 멀어져 갔다

나는, 나 자신을 컨트롤할 수 없어. 아... 이 세상에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건 없는 걸까

어렴풋이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빛에 감싸였다...

 

 

 

 

 

[P]

몸은 좀 어때?

 

[치토세]

지금은 좀 진정이 됐어. 아마 괜찮을거야. 폐를 끼쳐서 미안

 

[P]

나야말로 제때 못 챙겨서 미안. 그렇게까지 내몰려있는 몸상태인 줄은 몰랐어

 

[치토세]

어젯밤에 혼자서 자율레슨을 했어. 조금 많이 한 걸까...

 

[P]

불안해서?

 

[치토세]

신데렐라는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누군가가 말했으니까

나도... 되고 싶었어. 신데렐라

 

[P]

노력하는 것과 무리하는 건 달라

 

[치토세]

나한테는 똑같은 일이었는걸...

저기, 내일 무대는...

 

[P]

못 나가게 되었고 내일은 대신 다른 사람을 준비할거야

주최측과 미팅도 했고. 치토세는 걱정하지 말고 지금은 쉬었으면 좋겠어

 

[치토세]

미안. 당신에게도, 다른 사람들에게도 폐를 끼쳐서

하지만 혹시라도 내일이 되면 괜찮아져서... 혹시라도, 이지만...

 

[P]

프로듀서로서도 무리해서 일을 시키지는 않을 테니까

오늘은 이대로 여기서 쉬자. 일정조율도 해놨고

 

[치토세]

미안합니다. 정말로...

 

 

 

 

 

[치토세]

그 후, 한 숨 자고 일어났더니 치요쨩이 왔다

 

[치요]

...

 

[치토세]

굳은 표정을 하고서는 감정을 절제한 듯 "옷이랑 소지품을 가져왔을 뿐입니다" 라고

내가 쓸데없이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도록 태연하게

그렇게 걱정하는 말 한 마디를 남긴 채 소등시간이라고 돌아가버렸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행동했지만 나는 알 수 있어. 느껴져

그 아이가 그렇게까지 화가 나 있을 줄이야...

혼자뿐인 밤. 불안한 밤. 잠들 수 없지만 밖에는 나갈 수 없다

평소라면 따스한 달빛도 오늘 밤은... 차가워

이런 생각을 할 바엔 차라리...

 

 

 

<다음 날>

 

[카렌]

좋은 아침~ 이젠 낮이지만. 카렌쨩이 마중나왔다구

 

[치토세]

카렌쨩? 무슨 일로... 그 사람 대신?

 

[카렌]

오늘 원래 공연하기로 한 날이잖아? 확실히 프로듀서도 대타 구하느라 바쁠거고

치요도 일이 있어서, 그러니까 내가 대신 왔어

 

[치토세]

고마워... 또 폐를 끼쳤네. 미안해

 

[카렌]

아, 괜찮아. 병원은 익숙하니까. 검사 끝났지? 그 다음 퇴원수속도 받았고

그럼 사무소로 돌아갈까

 

[치토세]

카렌쨩, 스케줄은 괜찮았던거야? 바빴다면 내 일은...

 

[카렌]

일이 있었으면 일부러 찾아오진 않았겠지? 나는 그런 사람이니까 말이야

그런 거 하나하나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아

 

[치토세]

하지만...

 

[카렌]

저기... 당신 어제 쓰러졌단 말이야

오늘 무대도 날아갔고, 몸도 마음도 엉망진창이고, 그런데 혼자 있고 싶다고?

다른 사람 걱정은 하는데 자기 걱정은 안 하는거야? 얌전히 따라와

 

[치토세]

...

 

 

 

 

 

[카렌]

후... 미안. 또 나오한테 한 소리 듣겠네. 말에 날이 너무 서 있다고

 

[치토세]

처음으로 그런 이야기를 들어서 놀랐어. 하지만 기뻐. 친절하구나

 

[카렌]

아니... 그건 아니고... 사실은 프로듀서한테 물어봤단 말이지.

친구도 아닌데 내가 어째서 치토세씨한테 가는 거냐고

 

 

 

 

 

[치토세]

그 후 카렌쨩이 알려 줬다. 프로듀서님에게서 내 몸 상태를 들었다는 것. 돌봐달라고 부탁받았다는 것

자신도 어렸을 때 몸이 약했다는 것. 본인 말하기로는 반항기가 있어서 되는 대로 살았다는 것

비슷한 처지에 있는 나에게서 친근감을 느꼈던 일도

그리고, 몸이 약했던 소녀가 아이돌이 되어서 앞을 바라보게 된 일도 이야기해줬다

그렇게 말하는 목소리와 표정은 애틋하면서도... 조금은 다정했다

 

 

 

 

 

[치토세]

나는... 제대로 마주하지 못한 걸까. 내 앞길도 그렇고... 아이돌도 제대로 마주하지 못 한 걸지도 몰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카렌쨩에게도 이렇게 폐를 끼쳤고...

 

[카렌]

아, 나는 그 "다른 사람들" 에 포함 안 시켜도 돼. 딱히 폐가 된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나도 예전에는 주변에 이것보다도 더한 폐를 끼쳤고 말이지...

 

 

 

 

 

[카렌]

대답하고 싶지 않다면 패스해도 괜찮은데, 치토세씨... 어쩐 일로 아이돌 하는 거야?

 

[치토세]

재미있어보였으니까. 즐거운 일은 죽기 전에 전부 해 보고 싶지 않아? 그게 내 신조거든

 

[카렌]

그렇지~ 아, 나는 그걸 못 할 것 같다고 생각해서 자포자기하면서 산 거지만

아... 그치만 진짜 이유가 그것뿐? 그것만 가지고도 어떻게 아이돌 해 왔구나

 

[치토세]

카렌쨩 감이 날카롭단말이지, 그리고 다른 건... 치요쨩

정말 소중한 그 아이도 인생을 즐겁게 살아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지금껏 여러 가지를 시켜 봤어. 하지만 뭐가 되었건 계속해서 하지 않았어

즐거워하지도 않았고, 그런 걸 보는 것도 마음이 아파서

하지만 아이돌은 달랐어. 즐겁다... 는 아닌 것 같지만 흥미가 있어 보여서

그래서 계속해야겠구나 생각했어

 

[카렌]

흠... 어? 치요 때문에 계속해야겠구나 뭐 그런 거야?

치토세씨가 어째서 아이돌 하고 있느냐에 대한 이야기인데?

 

[치토세]

그 아이 때문에... 같은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건 아닌가보네

아이돌을 하는 이유는... 잘 모르겠어. 나도... 두려워서 그랬으려나

사실은... 어렸을 때부터 죽는 게 무서웠어. 정말 무서웠어

이대로 두려워하면서 살면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로 끝나버릴지도 몰라, 그렇게 생각하면 무서웠어

 

[카렌]

알고 있어... 언젠가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순간에 죽고 싶다, 뭐 그런 소원? 그런 거 있지, 맞아

 

[치토세]

응. 나는 아무 것도 남기지 못할 지도 몰라

하다못해 내 옆에 있어 주는 그 아이가 행복해졌으면 해서. 그래서 아이돌을...

 

[카렌]

왜 그렇게 멋있게 죽으려고 하는 건데

그러지 말고, 우선은 가장 먼저 자신이 행복해지라고. 주변 사람은 그 다음이잖아

 

[치토세]

...

 

[카렌]

아... 이런 거 참 내 취향 아니긴 한데 정말...

나도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한테 아이돌에 대한 사상 같은 거 들이밀 생각 없었다구. 정말이야. 미안해

 

 

 

 

 

[카렌]

자 그럼 사무소에 도착했으니까 나는 갈게.

문제가 해결되면 맛있는 거라도 사 줘. 그 정도는 받아도 괜찮겠지?

 

[치토세]

감자튀김 라지 사이즈, 케찹이랑 같이.... 고마워 카렌쨩

 

 

 

 

 

[치토세]

어째서 아이돌을 하는가, 어째서? 아이돌을 하는 데에 이유가 필요한 걸까?

하지만 아이돌을 하지 않을 이유라면 지금은...

아무도 없는 사무소. 소파에 깊게 잠겨 나는 눈을 감았다. 카렌쨩의 이야기가 마음 속에 남아서...

그리고 눈을 뜨니 옆에는... 생각지도 못 한 사람이 자고 있었다

 

 

 

 

 

[란코]

으음...

 

[치토세]

란코쨩? 어쩐 일로?

 

[P]

잘 잤니?

 

[치토세]

아, 고생 많았어. 당신도 돌아왔구나. 어... 란코쨩은...?

 

[P]

오늘 무대에서 갑작스럽지만 치토세 대역을 맡아 줬어

 

[치토세]

그랬구나... 고마워 란코쨩. 바쁠 텐데... 분명 다른 일도 있었을텐데

 

[란코]

우... 우왓! ㅇ... 어둠에 삼켜져랏!

 

[치토세]

고생 많았어. 오늘 대역을 맡게 만들어버려서 미안해

 

[란코]

아, 어... 아니... 크흠. 괜찮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되었으니까

 

[치토세]

상냥하네. 폐를 끼쳐 버려서 미안해 란코쨩

 

[란코]

그, 그런 거... 아니니까...! 그것보다 몸은... 괜찮아...?

 

[치토세]

응. 검사도 받았어. 카렌쨩도 응원해줬고. 걱정하게 만들어서 정말 미안해

 

[란코]

괜찮다면 다행이야... 언젠가 또 다시... 새로운 무대에 설 수 있게 되면 좋겠네

 

[치토세]

고마워...

 

 

 

 

<기숙사>

 

[P]

그럼 잘 자

 

[란코]

응. 치토세씨 다음에 또 봐

 

[치토세]

잘 자. 좋은 밤이 되기를

 

 

 

 

 

[치토세]

저기 프로듀서님

 

[P]

왜?

 

[치토세]

분명 후회하고 있겠지?

 

[P]

왜?

 

[치토세]

나에게 말을 걸었던 것. 나를 무대에 올린 것. 나를... 아이돌로 만든 것

내가 몸이 약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에게 폐를 끼쳐버렸어. 당신에게도. 실망했지?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고개를 숙이게 만들어버리고, 힘든 생각을 하게 만들었지?

아까 인터넷 기사 봤어. 쓰러지는 건 있을 수 없다고. 아이돌 관리가 안 된다고

갑자기 대역이라니 임시방편이라고. 나 때문에...

 

[P]

신경쓰지 않아

 

[치토세]

어째서...?

 

[P]

프로듀서니까

 

[치토세]

마법사님... 좋은 사람이야.

 

[P]

치토세. 어째서 란코가 책임지고 대역을 맡아 줬는지 혹시 알고 있어?

 

[치토세]

그건...

 

 

 

 

 

<치토세의 집>

 

[치토세]

왔어

 

[치요]

아가씨! 어서 오십시오. 자 이제 좀 쉬세요. 아버님에게 연락해드릴까요?

 

[치토세]

괜찮아. 사무소에서도 쉬었으니까

 

[치요]

그렇게는 못 합니다. 일전에 안즈씨도 말했습니다. 쉬는 것도 일이라고

 

[치토세]

그건 그렇지만... 치요쨩, 화났어?

 

[치요]

화났습니다. 그 녀석에게. 저는 아가씨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그 녀석 때문에 아이돌을 하고 있으니까, 그것 때문에 아가씨가 상처를 입는다고 한다면 그만둬야 할 일입니다

 

[치토세]

만약... 내가 아이돌을 그만둔다면, 치요쨩은 행복할까?

 

[치요]

저는 애초부터 스스로의 행복을 바라고 있지 않습니다

 

[치토세]

치요쨩은... 아이돌 일 하는 게 즐겁지 않아?

 

[치요]

아가씨가 편하게 지내는 것 보다도 더 중요한 건 없습니다

 

[치토세]

질문에 대한 대답이 아니잖아...

 

[치요]

죄송합니다. 하지만 알고 있습니다. 아가씨에게 있어 아이돌은 한 순간의 장난 같은 것이 아닙니까

어렸을 적 부터 몇 번이고, 몇 번이고 그래 왔지 않습니까

변덕이 생겨서 무언가를 시작하면 언제나 그것을 그만두곤 했지요

승마, 악기, 합창, 발레나 춤, 외국어나 꽃꽂이, 재봉에 서예... 뭐든지 잘 하셨지만 전부 금방 손을 놓아버리셨죠

 

[치토세]

그건... 치요쨩이...

 

[치요]

그렇네요. 저는 재주가 없으니까

어느 것 하나 아가씨와 견줄 만 한 기량은 없고, 어울리는 상대도 아니었으니까요

 

[치토세]

그런 게 아니야...

 

[치요]

아이돌을 시작했을 때에도 또 변덕인가 싶었습니다.

아가씨가 즐겁다고 한다면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 계속하는 것에 대해 제가 이의를 제기할 여지는 없습니다

하지만, 고통스럽다고 한다면 그만둘 수 밖에 없습니다. 고통받으면서까지 할 이유는 없습니다

더군다나 다른 누군가를 위해서라니...

 

[치토세]

만약... 만약에 말이야... 내가 그만둔다면 치요쨩은... 아이돌 계속 할 거야?

 

[치요]

모르겠습니다... 계속할 이유 같은 건 생각한 적이 없으니까

 

[치토세]

...

 

 

 

 

 

[치토세]

그 날, 깨닫고야 말았다. 지난 몇 년 동안 생각하지 않기로 했던 것을

나는 치요쨩과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다음날>

 

[치토세]

프로듀서님에게서 한동안 휴식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아이돌을 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 이제는 잘 모르게 되어 버린 나의 속마음을 알아차린 것 마냥

그런 배려가 지금은 고통스럽다

하지만 할 일도 없는데 사무소에 있는 것은 괴로웠다. 나는 어디에 있으면 좋을까. 집에는... 있고 싶지 않았다.

그저 한 곳에 있지 못하고 무언가를 찾아다니는 것 마냥 걷고 있었다

그렇게 걷는 동안 호타루쨩과 만났다

갑작스럽게 "무슨 고민을 하고 계세요?" 라고, 마음을 읽힌 것에 놀랐다가 어느덧 이야기를 시작해버렸다

무대에서 쓰러진 일, 주변에 폐를 끼친 일, 치요쨩과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일

나 자신이 아이돌을 계속해야 하는지에 대해 감정이 흔들리고 있다는 일도...

 

[호타루]

그만두는건가요? 겨우 아이돌이 되었는데...

 

[치토세]

모두에게 폐를 끼쳐 가며, 누군가를 상처입혀가면서 하고 싶은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서...

 

[호타루]

그런... 가요

하지만 그만두겠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도... 어쩌면 행복이겠네요

 

[치토세]

어째서?

 

[호타루]

저는 그만 둘 수 없어요. 빛을... 그 빛을 보아 버렸기 때문에

이렇게나 어둡고 연약하고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저이지만...

무대에 서면 아이돌로서 누군가에게 필요하게 되어요. 스포트라이트의 축복을 받아요

무대에서의 환호성이나 감사의 편지를 받을 때마다 누군가가 저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전해져요

그런 분들이 쭉 응원해주실 지 그런 건 모르겠지만, 기쁘구나, 감사하구나 하면서

계속해서 아이돌으로 있고 싶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만둘 수 있는 것이 행복할 때도 있는 법이에요

스테이지의 빛은 저주이니까. 이끌려버려서... 저주받아버린다면 빛에 닿을 때 까지 손을 계속 뻗을 수 밖에 없어요

저는 아이돌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의미를 발견해버렸으니까, 죽을 때까지 쫓아가는 거에요

혹시라도 그러다가 누군가를 상처입히는 일이 있을 지도 몰라요. 하지만 저는... 언젠가 더 크게 갚아 주고 싶어요

목표가 있다는 것은 좋은 게 아닐까요.

목적 없이, 삶의 보람도 없이, 그저 살아가는... 죽지 못해 사는 것 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하니까

그래도... 저주받지 않았다면 빛이 없는 한밤중이라고 하더라도 분명 행복은 있을 거에요. 분명

 

[치토세]

빛과... 저주...

 

 

 

 

 

[치토세]

호타루쨩의 이야기에는 신념이 깃들어 있었다. 각오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저렇게나 조그마한 사람의 대체 어디에 그렇게나 강한 모습이 숨어 있는 걸까

누군가를 위해... 무엇을 위해...

 

 

 

 

 

[란코]

진조여. 진홍의 공주여. 「각성」의 때가 왔노라

(치토세씨 일어나)

 

[치토세]

응... 란코... 쨩?

언제부터였지 자 버려서...

 

[란코]

그러하다. 그러나 틀렸다. 나는 마왕! 그대를 진실된 어둠으로 초대하는 자.

(네! 칸자키 란코에요!)

자, 그럼 내 손을 잡도록 하여라!

(힘이 되어 드리고 싶어요!)

 

[치토세]

고마워 상냥한 마왕님. 하지만 어째서...?

 

[란코]

축하연의 날은 반드시 찾아오고, 천사들은 나팔을 울릴 터

(분명 다음 번 라이브가 있을 거에요)

타천사는 하인들을 모으고, 어둠의 미사가 거행될 것이니

(관객분들도 와 줄 거라고 생각해요)

세계를 지배하기 위해서는 「눈동자」를 가진 자와 「힘」 을 가진 자가 필요한 법. 그것은 마왕만으로도 이룰 수 있는 환상

(저와 프로듀서 둘만으로도 라이브를 할 수는 있지만...)

그러나... 진조의 힘은 아직까지 끊어지거나 하지는 않았겠지?

(치토세씨도 아직 노래 할 수 있죠?)

 

[치토세]

또 다시 나를 필요로 한다고...? 어째서...?

 

[란코]

밤의 어둠 속에서 「환상」으로 살아가는 동지로서, 숙명을 내려받아 태어난 자여

(동료인걸!)

어둠의 권속으로서, 그 「힘」을 다시 한 번 세계에 보이도록 하여라!

(저와 함께 노래해주세요!)

 

[치토세]

강하구나... 역시나 마왕님

저기... 하나 물어 봐도 될까? 당신은 어떻게 아이돌을 계속 할 수 있는 거야?

 

[란코]

의상은 「갑옷」이요 이 몸에게 가호를 주어 나를 나로서 만들 것이며

(나를 나 자신으로 있을 수 있도록 해 주는 의상이랑)

노래는 「검」이요 적대하는 자를 쓰러뜨려 나의 하인으로 만들겠지

(모두를 팬으로 만들어 주는 노래로)

그리고 「무대」는 우리들 어둠의 권속을 빛나게 만들 것이야!

(스테이지에서 빛나고 싶으니까!)

 

[치토세]

그렇네... 스테이지는 서는 자의 윤곽을 전부 그려내는 장소...

 

[란코]

빛이 강하게 빛나면 빛날 수록 어둠 또한 짙은 색으로 빛나는 것.

나의 어둠도, 그대의 어둠도 그 심연의 빛은 때로는 근심을 낳기도 하겠지.

(힘든 일도 있고 두려운 일도 있겠지만...)

그것을 찾아 가는 「희곡」은 아직 서장이 아닌지?

(이제 시작했을 뿐이잖아요?)

 

[란코]

당신다운 모습으로 빛나는 모습을 아직 보여 줄 수 있다고... 믿고 있으니까

 

[치토세]

고마워...

 

 

 

 

 

[치토세]

란코쨩의 이야기는 힘이 넘쳤다... 그리고 자신을 인정하는 강함이 넘쳐났다

몇 번이고 상처입으면서 그럴 때마다 강해졌구나

그리고 나는... 그렇게까지 강하진 않아. 상처입으면... 아프다고...

 

 

 

 

 

<며칠 후>

 

[치요]

죄송합니다. 늦어졌습니다. 촬영이 생각했던 것 보다 밀려서

 

[치토세]

괜찮아. 밥은 해결했으니까. 일하느라 고생 많았어

 

[치요]

그러셨습니까

 

[치토세]

저기... 치요쨩, 요즘 열심히 하고 있네. 아이돌은 재미있어?

 

[치요]

음... 즐겁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 되겠습니다마는, 즐겁다고 하는 감정은 이것과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이 감정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치토세]

그렇구나

 

[치요]

죄송합니다

 

[치토세]

사과할 필요 없어

 

[치요]

아가씨. 저는... 괜찮습니다.

아가씨가 무엇을 고민하고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가 전부 헤아리지는 못합니다

모자라고 감이 좋지 않은 자신을 원망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저는... 인생을 노래하는 아가씨의 이야기를 희망합니다

당신의 행복이 저의 행복입니다. 그 반대는 아닙니다. 그것을 알아 두십시오

이제 쉬시지요. 몸에 좋지 않습니다

 

[치토세]

잘 자

 

 

 

 

 

[치토세]

이런 시간에 그 사람에게서?

 

 

 

 

 

[치토세]

프로듀서님? 무슨 일이야 이런 시간에?

 

[P]

치요를 데려다 줬으니까. 슬슬 상태가 어떤지도 알고 싶어서

 

[치토세]

그런가...

 

[P]

들려줬으면 하는 이야기가 있는데

 

[치토세]

응...

부모님을 잃은 그 아이를 본 그 날부터... 나는 그 아이가 살아가는 희망이 되고 싶었어

몸이 약했던 나에게 있어서도 그 아이는 살아가는 희망이었고

그렇게 둘이서 마음을 가까이 하면서 살다 보니 언제부터인가 나와 그 아이 사이에 있는 선이 사라져 있었어

그 아이가 의지가 없는 것을 핑계로 내 의지를 강요했어

아이돌은 말이야, 지금까지랑은 달랐어. 지금까지는 무엇을 하더라도 마음이 움직이는 일 같은 건 없었으니까

하지만 아이돌은 달랐어... 당신이 변하게 만들었기 때문이야

아이돌이 되어서 그 아이는 그 아이의 길을 걸어 가고 있어

그것이 기쁠 터인데... 어째서일까... 슬펐어...

잃어버린 것 처럼 아프고 고통스럽고 슬펐어... 내가... 혼자가 된 것만 같아서...

아이돌을 할 이유도 잃어버리고 말았어...

 

[P]

이거

 

[치토세]

... 편지?

 

[P]

치토세가 무대에 설 예정이었던 날, 팬에게서 받았어

 

[치토세]

「쿠로사키 치토세 님. 당신은 제가 살아가는 희망입니다.」

「당신의 웃는 얼굴이, 목소리가, 노래가 저에게 힘을 줍니다」

「앞으로도 먼 곳에서 응원하게 해 주세요」

아...!

정말이지 허풍도 심하다니까...

하지만... 혹시라도, 만에 하나라도 살아가는 희망의 빛을 나에게서 발견했다고 한다면

 

[P]

치토세도 나아갔으면 좋겠어. 그것을 도와 주는 거라면 프로듀서로서 할 수 있는 일이니까

 

[치토세]

내가 살아가는 희망이라고 이야기해준 팬을 위해서도?

 

[P]

아니. 치요를 위해서도 아니고, 팬을 위해서도 아니야

치토세 자기 자신을 위해서

 

[치토세]

아직 아이돌을 하는 이유는 모르겠어...

처음에는 재미있어 보인다고 생각했으니까. 계속하다보면 뭔가를 남길 수 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

 

[P]

사람은 죽어. 치토세도 언젠가는 그럴 거야.

앞을 바라보거나, 등을 돌리거나, 인생이라는 건 그런 거겠지

예전부터 두 사람이라면 빛날 거라고 생각했어. 그리고 빛나는 모습을 보여 줬어

그 다음은 너 자신의 반짝이는 모습을 보여 줄 때야

노래가 남아. 너의 노래는 여러 사람들의 마음 속에 남을 거야

그것을 남기기 위해서라도 계속해서 노래해줬으면 해

 

[치토세]

나 자신을 위해 노래를...

 

[P]

치토세 자신을 위해서 살아 줬으면 해

 

[치토세]

고통스럽더라도... 슬프더라도... 나는 나를 위해...!

 

 

 

 

 

[치토세]

와 준 사람 모두, 기다려준 사람 모두, 고마워...!

고통스러운 일이 있더라도... 괴로운 일이 있더라도... 앞으로도 노래할테니까. 계속해서 노래할테니까...!

 

[치토세의 팬 A]

치토세님...!

 

[치토세의 팬 B]

살아 있어서 다행이야...!

 

 

 

 

 

[P]

고생 많았어

 

[치토세]

하아... 하아... 고마워 프로듀서님. 마법을 걸어 줘서. 등을 떠밀어 주어서

 

[P]

(끄덕인다)

 

 

 

 

 

[치토세]

후... 빛을 보고 말았네. 이게 서장... 인가?

 

[치요]

아가씨... "오시"라는 표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아가씨를 아이돌로서 "오시"하겠습니다

 

[치토세]

고마워

 

[P]

치요, 이제 그만...

 

[치요]

그럼 저는 제 일을 하러 다녀오겠습니다.

언젠가... 좀 더 아가씨에게 어울리는 아이돌이 되었을 때, 다시 옆에 세워 주십시오

그리고 프로듀서. 아가씨와 이야기하는 중이니 중간에 끼어들지 마십시오. 그러고도 프로듀서인가. 하여튼...       --- (1)

 

[치토세]

...!

 

[치요]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치토세]

아핫... 아하하하핫! 그 치요쨩이... 진짜!? 그런가... 두 사람...

 

[카렌]

뭐가 그렇게 재미있어서 웃고 있어? 혹시 이상한 거 먹었거나 머리를 맞았거나?

역시 검사를 좀 덜 했던 걸까나...

하지만 오랫만에 봤어. 치토세씨의 그런 표정. 역시 웃는 편이 귀여워

 

[치토세]

카렌쨩 미안. 갑자기 좀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오래오래 살아야겠네. 저런 특이한 일이 있을 줄은 생각도 못 했어

 

[카렌]

그거 70년정도 지나서 말하라구. 약속하자?

 

[호타루]

후훗. 그 때가 되면 다들 꼬부랑할머니네요

 

[란코]

아니... 천년을 사는 마녀라면 어쩌면...!

 

[치토세]

호타루쨩, 란코쨩, 고마워. 나를 강하게 만들어 줘서

앞으로는 저주받은 사람끼리 연령미상으로 힘내보자구

 

[카렌]

나는 저주받은 사람 동맹 패스~ 귀여운 갸루 할머니가 될 거니까

 

[란코, 호타루]

후훗

 

[치토세]

나는... 약한 사람이었어. 모두가 없었더라면 고통에 져버려서 여기에 서지 못했어

 

[란코]

약한 인간이라도 진짜 마녀가 될 수 있으니까. 지금부터 증명해가자. 진조가 되는 방법을

 

[호타루]

힘들어도 버틸 수 있어요. 우리는 강하니까

그리고 주문도 있어요. 내일은 좀 더 빛날거라고

 

[카렌]

자 그럼 정리도 끝났고 프로듀서는 치요랑 갔고. 우리끼리 뒷풀이라도 할까

 

[치토세]

아핫 고마워♪

그러면 감자튀김 라지 사이즈 4개 부탁드립니다♪

 

 

 

 

 

[치토세]

그날 밤은 어쩐지 달빛도 따스했다. 모두의 웃는 얼굴로 부드럽게 풀린 듯이

나는 한때 잠자리에 드는 것을 두려워했다. 밤에 사로잡혀 있는 것을 두려워했다

하지만...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아. 사로잡혀 있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과 아픔을 받아들여 함께 살아가

아픔이 있기 때문에 삶을 느낄 수 있어

밤에만 볼 수 있는 이상의 꿈 속에서 살아가는... 그런 환상은 확실히 이상에 불과했지만, 언제가 눈을 뜨는 아침이 와

밤은 나를 자유롭게 해 줬어.

앞으로도 나는 살아가. 아이돌 쿠로사키 치토세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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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마 처음으로 2인칭에 "프로듀서" 호칭을 단독으로 사용한 케이스 (또 있으면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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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홉꼬리